16만 7천km를 함께 달린 티볼리 수동 차량 이야기
이제는 정이 되어버린 나의 애마
티볼리를 출고한 지 어느덧 만 5년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주행거리는 16만 7천km.
영업용 차량도 아닌데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달렸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동 수단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차는
어느새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있었다.
전국 어디든 함께 달렸던 시간들
이 차와 함께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가까운 마트부터 먼 지방까지
생각나면 바로 시동을 걸고 떠났다.
특히 주말이면 늙은 노모의 안부를 확인하러
자주 이동했다.
장거리 운전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계기판 숫자는
계속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보면 차도
참 고생이 많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수동 차량이라 더 정이 간다
요즘은 보기 힘든 수동 차량이다 보니
운전할 때마다 아직도 손이 많이 간다.
정체 구간에서는 계속 기어를 바꿔야 하고
반클러치도 신경 써야 한다.
솔직히 편하기만 따지면 자동 차량이 훨씬 낫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동 차량은
운전자가 직접 차를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오래 타다 보면
차를 단순한 기계라기보다
함께 시간을 보낸 동반자처럼 느끼게 된다.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하는 부품들
가끔 농담처럼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차는 주인을 잘못 만났다”
장거리도 많고
주말마다 여기저기 계속 달리다 보니
차량 부품들도 꽤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는 하나둘씩
소모품 교체와 수리비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예전 같지 않은 부분들도 생기고
잔고장이 슬슬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래될수록 더 애착이 간다.
조금만 더 함께 달려주기를
요즘 신차들은 기능도 좋고
편의 장비도 훨씬 뛰어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한 차에는
숫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이 남는다.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멀리 지방도로를 달리던 순간들도
이 차와 함께한 기억들이 하나씩 쌓여 있다.
그래서인지 큰 문제 없이
조금만 더 내 곁에서
함께 달려주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오늘도 익숙하게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는다.
조금 더 달려보자.나의 애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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